'5만㎡ 이상' 지자체 참여 유도…  5만㎡ 미만은 민영공원 제도 도입

면적 40% 수익시설…  기부채납 無

 정부가 40조원대로 추산되는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각종 묘수를 찾고 있다.

 공원부지 면적이 5만㎡ 이상인 곳은 지자체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민간공원 조성 특례’를 손보고, 5만㎡ 미만 부지에는 ‘민영공원’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는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 시행절차에 제3자 제안공고와 제안서 제출공고를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공원부지에서 개발행위특례에 관한 지침’ 일부 개정령안을 행정예고한다고 8일 밝혔다.

 이 지침은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의 절차와 방법을 담고 있다.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은 민간이 5만㎡ 이상인 도시공원 계획 부지의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한 뒤 지자체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공간에 아파트 등 주거ㆍ상업시설을 짓는 방식이다. 도시계획시설상 공원으로 지정된 지 10년이 넘도록 공원으로 조성되지 않은 ‘장기 미집행 공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9년 도입됐다. 현재 전체 도시공원 계획 부지 934㎢ 가운데 55.2%인 516㎢가 미조성 상태다. 장기 미집행 공원 사업화에만 40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부지는 2020년 7월까지 공원으로 조성되지 않으면 자동실효된다.

 개정령안은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에 제3자 제안공고와 제안서 제출공고 방식을 도입해 지자체들이 우려하는 ‘특혜시비’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선 지자체의 건의가 많아 지침에 반영했다”며 “제3자 제안공고 등을 통해 민간끼리 경쟁하고 지자체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사업이 좀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에 소극적이던 지자체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바뀐 것은 최근 의정부 등에서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 1호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인 ‘의정부 롯데캐슬골드파크’의 경우 지난 3월 1681가구를 모집했는데 5.08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대림산업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의정부 추동공원에 총 3300여가구를 9월과 10월에 차례로 분양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대규모 공원 인프라를 내집 정원처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5만㎡ 미만 공원부지에는 민영공원 제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민간이 1만∼5만㎡ 규모의 도시공원을 만들면 공원면적의 40% 이내에서 공원시설과 국토부 장관이 정한 ‘수익시설’을 함께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민간공원 조성 특례와 달리 기부채납이 없고 기존 공원시설 외에 별도의 수익시설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국토부는 현재 어떤 수익시설을 허용할지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최종 결론은 다음달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비교적 소규모인 도시공원을 만들 때 일정 범위 내에서 수익시설을 허용하면 민간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영공원 제도는 법제화 과정을 밟아야 한다. 지난 19대 국회 때 김태원 전 의원이 민영공원 도입을 골자로 하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회기 만료로 자동폐기됐다. 국토부는 20대 국회에서 법안 재발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도시공원 사업의 수익성 개선 등으로 사업 참여를 타진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하지만 특혜시비를 우려해 여전히 소극적인 지자체들이 움직여줘야 사업화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건설경제 김태형기자 kth@